천국 주식회사

천사니 뭐니 해도 결국엔 회사원이다. 하느님이라고 해봐야 별거 있는 것도 아니고. 등장하는 모든 것들은 그저, 회사와 회사원과 그 일에 대한 유쾌한 비유다. 그렇다. 이 이야기는 지금을 살아가는 모든 회사원들에게 바치는 이야기라고 본다.

자신이 하는 일을 누가 알아 줄까 고민하지만, 그럼에도 일에 (혹은 일밖에) 자부심을 가지(지 못하)는 평범한 회사원과, 그 일을 동경하던 신입 여사원의 러브스토리. 그리고 수많은 직업중 특히 개발자에 대한 이야기란 느낌이 든다. 작중 내내 등장하는 코드와, 서버와, 그 외의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묘사들이 그렇다.

너드 개발자와 신입 여사원의 러브스토리, 가 요약이 될 수 있을까. 이렇게 놓고보면 그냥 평범한 두 커플의 이야기일 뿐이다. 이런 자뭇 평범해 보이는 소재라고 해도 재밌다.

글도 매우 잘 읽히고, 소소하게 웃음이 나오는 부분도 있고, 적당히 긴장의 완급도 있는, 매우 평범하게 재밌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런 평범하게 재밌는 이야기를 쓰기가 어렵다는걸 생각해보면 이게 다 작가의 역량이라고 할 수 있을것이리라.

P.S. 혹시 모르니 물수제비 뜨기를 연습해두는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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