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워크레인을 보며 퇴근하던 날.

죽도록 바쁜 기간. 야근을 끝내고 집으로 가는길.

판교역 앞에서 타워크레인 해체 공사를 한다고 4번 출구를 토요일 몇시간 동안 못쓴다고 써붙여둔걸 보았었는데, 금요일 저녁에 그 타워크레인을 보았다.

아직까지 널따란 공터로 남아있는 판교역 출구 옆 공터를 끝에서 끝까지 가로지르는 길고 거대한 강철 구조물을 멀리서 보기만했는데도 전율이 일었다. 횡단보도를 지나고, 가까워지면서 전체 모습을 눈에 담으려면 고개를 점점 들어야 했다.

어마어마하게 거대한 생물이 죽고, 고기를 발라내고, 커다란 척추만 남아있다는 인상이었다. 낮에 비가 내렸던것 때문에, 땅에 흐르는 물기가, 마치 거대생물의 체액같은 느낌이었다. 얼기설기 엮여있는 작은, 비교적 작은,  하지만 내 몸통보다도 커다란 쇠막대가 그 거대한 척추에 붙어있었고, 전선인지 뭔지 모를 것들이 가지런히 혈관처럼 있었다.

커다란 것에 대한 경외감을, 타워크레인을 보면서 새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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